2025-09-17 23:30

Tags: 심리학

혐오

  • 외부 위협으로부터 집단을 보호하려는 인간의 생존 본능과 사회적 학습이 결합된 복합적인 산물이다.
  • 혐오는 단순히 싫어하는 감정을 넘어, 특정 대상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비인간화하는 인지적, 감정적, 행동적 요소를 포함한다.

혐오의 탄생과 구조

생존을 위한 방어기제

  • 원시 시대 인류에게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다.
  • 내가 속한 부족은 생존 자원을 공유하는 공동체였지만, 외부 부족은 잠재적인 위협이자 경쟁자였다.
  • 낯선 집단에 대한 경계심과 적대감, 즉 혐오의 원초적인 형태는 ‘우리’ 집단의 결속을 다지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종의 방어기제
  • 뇌과학적으로 볼 때, 위협을 감지하면 편도체가 활성화되어 공포와 공격성을 유발.
    • 혐오는 이러한 생존 본능이 사회적 맥락과 만나 더욱 복잡한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사회적 정체성과 희생양 이론

  • 우리는 다양한 사회 집단(국가, 인종, 종교, 성별, 팬클럽 등)에 소속됨으로써 정체성과 안정감을 얻는다.

    • 사회 정체성 이론(Social Identity Theory)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다른 집단(외집단)을 부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자존감을 높이려는 경향이 있다. Hating Tendency)
  • ‘우리는 우월하고 그들은 열등하다’는 믿음은 혐오가 싹트기 좋은 토양이 된다.

  • 사회적 불안이나 경제적 위기가 닥쳤을 때, 특정 집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희생양]’ 만들기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관련이 깊다.

    • 다수의 분노와 불안을 특정 소수 집단을 향한 혐오로 전환시켜 내부의 문제를 외부의 탓으로 돌리고 결속을 다지려는 심리 기제다.
혐오의 구성 요소설명핵심 감정/생각
친밀감의 부정 (Negation of Intimacy)대상을 벌레나 오물처럼 여기며 극도의 역겨움과 경멸감을 느끼는 것. ‘우리’와 섞일 수 없는 이질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거리를 둔다.경멸, 역겨움
열정 (Passion)대상에 대한 강렬한 분노와 공포. 대상이 나 또는 우리 집단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위협감에서 비롯된다.분노, 공포
폄하와 경멸 (Devaluation/Contempt)대상을 악하고, 가치 없으며, 비인간적인 존재로 낙인찍는 인지적 판단. 혐오를 정당화하는 논리와 신념 체계다.증오, 정당화

혐오의 작동 방식: 어떻게 퍼지고 강해지는가

비인간화 (Dehumanization)

  • 특정 집단을 인간 이하의 존재, 즉 동물, 벌레, 바이러스, 악마 등으로 묘사함으로써 그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한 도덕적 거리낌을 없애는 것이다.
    • “사람을 해치는 것은 나쁘지만, 바퀴벌레를 잡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 언론과 정치인들이 특정 집단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러한 비인간화를 부추기는 대표적인 예다.

확증편향에코 챔버

  • 사람들은 자신의 기존 신념을 지지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확증 편향).
    • 오늘날의 소셜 미디어와 알고리즘은 이러한 경향을 극대화한다.
    •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교류하고, 알고리즘이 내 입맛에 맞는 정보만 계속해서 보여주는 ‘에코 챔버(Echo Chamber)‘와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은 혐오를 더욱 극단적이고 확고하게 만든다.

혐오 발언 (Hate Speech)

  • 혐오 발언은 단순히 기분 나쁜 욕설이 아니다.
  •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고, 그들의 사회적 존재를 위협하며, 폭력을 선동하는 모든 표현을 포함한다.
  • 혐오 발언은 그 자체로 언어적 폭력이며, 물리적 폭력을 정당화하고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위험한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