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5 23:05
욕망
1 생존을 위한 본능적 갈증
- 배고플 때 음식을 찾고, 위협을 느낄 때 안전한 곳을 찾는 것은 생명체로서 당연한 본능이다.
- 이는 뇌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파충류의 뇌, 즉 뇌간과 변연계가 담당하는 영역이다.
- 이곳에서 발현되는 욕망은 이성적인 판단이 개입하기 이전의 강력한 충동으로, 종족 보존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 이것이 모든 욕망의 뿌리가 되는 첫 번째 층이다.
2 ‘결핍’이라는 이름의 공백
- 생존 욕구가 해결된다고 해서 욕망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복잡하고 새로운 형태의 욕망이 피어난다.
-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말하며, 그 근원에 ‘결핍(Lack)‘이 있다고 보았다.
- 인간은 자신이 완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존재다.
- 현재의 나와 이상적인 나 사이에는 언제나 간극이 존재하며, 이 채워지지 않는 공백과 결핍감이 바로 욕망을 잉태하는 토양이다.
- 우리는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망한다.
- 그것은 물질일 수도, 사랑일 수도, 지식이나 명예일 수도 있다.
- 마치 퍼즐의 잃어버린 조각을 찾듯, 우리는 결핍을 채워줄 ‘대상 a(objet petit a)‘를 찾아 헤매는 것이다.
3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다
- 프랑스의 사상가 르네 지라르(René Girard)는 ‘모방 욕망(Mimetic Desire)’ 이론을 통해 우리가 타인이 욕망하는 것을 따라 욕망한다고 설명했다.
- 아이들이 다른 아이가 가진 장난감을 더 갖고 싶어 하듯, 성인 역시 사회 속에서 모델이 되는 타인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을 욕망하게 된다.
- 특정 브랜드의 가방,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 최신 유행하는 라이프스타일 등은
- 그 자체의 가치보다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원한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
- 특히 소셜미디어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모방 욕망은 극대화된다.
- 우리는 인플루언서의 삶을 보며 그들의 욕망을 모방하고, ‘좋아요’라는 인정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확인받는다.
- 이처럼 욕망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거미줄처럼 얽힌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증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