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4 16:19
Tags: 경영학
나이키
- 품질, 혁신, 브랜딩이라는 세 가지 핵심 성공 요인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제국을 건설
- 2010년대 후반부터 경쟁사의 부상, D2C 전략 실패, 브랜드 정체성 혼란 등으로 인해 기업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위기
- 새로운 경영진은 과거의 성공 DNA로 회귀하여 브랜드 마케팅과 혁신을 재강화하는 전략을 내세우며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위대한 제국의 탄생 나이키 성공 방정식 해부
1. 품질로부터 시작된 신뢰의 토대
- 나이키의 창업은 의외로 소박하게 시작했다.
- 육상 선수였던 필 나이트와 코치였던 빌 바우마는 1964년 ‘블루 리본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오니츠카 타이거 러닝화를 수입해 미국에서 판매했다.
- 당시 시장을 지배하던 아디다스나 푸마 제품보다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뒤처지지 않았다.
- 이처럼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며 소비자에게 신뢰를 쌓은 것이 나이키 성공의 출발점이었다.
2. 혁신이 만든 시대의 아이콘
- 바우마는 디자인과 혁신에 집착했다.
- 와플 굽는 틀에 고무를 부어 신발 밑창을 만드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탄생한 ‘와플 트레이너’는 경량성과 접지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며 큰 인기를 끌었다.
- 이후 1978년, 신발 밑창에 공기를 넣은 쿠셔닝 기술인 ‘에어(Air)’ 를 선보이며 운동화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 이 시기 조깅이 유행했지만, 경쟁사들은 이를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아 대응이 늦었다.
- 나이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조깅에 최적화된 러닝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미국 러닝화 시장의 1위를 차지했다.
- 이처럼 나이키는 늘 한발 앞선 기술 혁신으로 경쟁자와 차별화했다.
3. 스토리를 팔다 마케팅의 정점
- 나이키의 진정한 전성기는 혁신적인 마케팅과 브랜딩이 더해지면서 시작된다.
- 마이클 조던과의 계약:
- 1984년 나이키는 당시 신인 농구 선수였던 마이클 조던에게 파격적인 계약을 제안했다.
- 아디다스를 선호하던 조던을 설득하기 위해 하이라이트 영상을 뮤직비디오로 만드는 등 진심을 다했다.
- 계약 첫해 3개월 만에 7,000만 달러, 첫해 전체 1억 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계약 당시 설정했던 3년 내 목표치를 압도적으로 초과 달성했다.
- ‘에어 조던’은 단순히 신발을 넘어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고, 나이키의 제국을 건설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 ‘Just Do It’ 캠페인:
- 1988년 ‘Just Do It’ 캠페인은 나이키를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만들었다.
- 이 슬로건은 단순히 스포츠 선수를 넘어, 80세 노인부터 장애인 운동선수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극복의 메시지를 담아내며
-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모두에게 호소력 있는 존재로 만들었다.
스우시에 드리운 그림자 추락의 복합적 원인 분석
1. 흔들리는 성공의 3요소
- 나이키의 위기는 역설적으로 과거의 성공 요인들이 동시에 흔들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브랜딩의 정체:
- 과거 나이키는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던 브랜드였다.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거나 서브컬처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힙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데이터와 숫자에 기반한 대량 마케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 이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광고’보다는 ‘판매’에만 집중하는 전략이었고, 젊은 층에게 “나이키는 재미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었다.
- 혁신 부재론:
- ‘에어’ 기술 이후 나이키의 혁신이 정체되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 물론 끊임없이 신기술을 개발했지만, 과거의 ‘에어’처럼 판도를 뒤집을 만한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
- 이 틈을 타 호카(HOKA)나 온 러닝(On Running)과 같은 신생 브랜드들이 기능성 러닝화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 경쟁사의 부상:
- 2015년 아디다스는 카녜이 웨스트(Kanye West)와의 협업으로 ‘이지(Yeezy)’ 열풍을 일으키며 스트리트 패션 시장을 장악했다.
- 뉴밸런스나 푸마 등도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내세우며 나이키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 더 이상 나이키는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가 아니게 된 것이다.
2. 과도한 디지털 전환의 역풍
- 2020년 부임한 존 도나우(John Donahoe) 전 CEO는 IT 전문가였다.
- 그는 나이키를 ‘애플’과 같은 생태계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아래 디지털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 오프라인 도소매는 물론, 심지어 아마존에서도 자사 제품을 철수시켰다.
- 나이키 제품을 사려면 오직 자사 앱이나 직영 매장을 이용하라는 강경한 D2C 전략이었다.
- 이 전략은 중간 유통 마진을 없애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함께 안고 있었다.
-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는 ‘나이키가 없는’ 매장에서 다른 경쟁사 제품을 선택했다.
- 나이키는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고 경쟁사에게 시장을 내어준 꼴이 되었다.
3. 가치의 혼란이 부른 브랜드 이탈
- 나이키는 ‘모두를 위한 브랜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왔다.
- 사회적 논란:
-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PC(Political Correctness)적 광고를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 이는 ‘운동선수를 위한 최고의 제품’이라는 나이키의 핵심 철학과 상반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 “누구를 위한 브랜드인가”라는 질문은 핵심 고객층의 이탈을 가속화했다.
- 재고와 수익성 악화:
- 2022년에는 ‘인벤토리 쇼크’로 불리는 대규모 재고 사태가 발생했다.
- 과잉 생산된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을 단행했고, 이는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훼손시켰다.
- 수익성은 급락하고 주가는 연이어 신저가를 기록했다.
다시 과거로 위기 돌파를 위한 재정비 전략
- 끝없이 추락할 것만 같던 나이키는 2024년 엘리어 힐(Eliot Hill)을 신임 CEO로 임명하며 재도약을 위한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 32년간 나이키에서 일한 그는 나이키의 DNA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1.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과 원점 회귀 선언
- 엘리어 힐 CEO는 취임 직후 “우리가 옳았던 원점으로 돌아가자”고 선언하며, 과거의 성공 원칙을 재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이는 과거 나이키가 쌓아 올렸던 ‘브랜드 마케팅’, ‘문화 중심’, ‘혁신’이라는 세 가지 기둥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 구체적인 전략적 움직임
- 브랜드 마케팅 강화:
- ‘사주세요’ 식의 판매 중심 마케팅에서 벗어나,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감동을 주는 과거의 캠페인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 이는 브랜드 가치를 다시 높여 고객의 충성심을 되찾으려는 전략이다.
- 사업부 재편:
- 기존의 남성, 여성, 아동으로 나누었던 사업부를 해체하고, 모든 사업부를 ‘스포츠’와 ‘문화’ 중심으로 재편했다.
- 이는 나이키의 핵심 정체성인 ‘스포츠’에 다시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 혁신 파이프라인 재구조화:
- 혁신 DNA를 되살리기 위해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파이프라인을 재정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유통 채널과의 관계 복원:
- D2C 전략의 한계를 인정하고 아마존에 재진입했다. 또한 오프라인 소매점들과의 관계도 복원하며, 잃어버린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을 되찾으려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