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양한 분야에서 ‘도메인(Domain)‘이라고 부를까요?

이번에는 ‘도메인’이라는 단어의 핵심 의미를 파헤치고, 여러 분야에서 어떻게 그 의미가 확장되어 사용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도메인’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 ‘Dominus’ 에서 시작됩니다. ‘Dominus’는 ‘주인(Lord, Master)’ 을 의미하며, 여기서 파생된 ‘Dominium’ 은 ‘소유지, 영토, 지배권’ 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즉, 도메인의 가장 근본적인 핵심 의미는 “어떤 규칙이나 주체에 의해 통제되고 관리되는 고유한 영역 또는 범위” 입니다.

마치 중세 시대 왕이 다스리는 ‘영토(Domain)’ 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 영토 안에서는 왕의 법률(규칙)이 적용되고, 왕이 모든 것을 소유하고 관리합니다. 다른 왕의 영토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독립적인 영역이죠.

이 ‘통제되는 영토’라는 핵심 개념이 여러 분야로 뻗어 나가면서 다양하게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각 분야의 ‘도메인’이 이 핵심 의미를 어떻게 품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의미: google.com 이나 naver.com 처럼 인터넷상의 고유한 주소.
왜 ‘도메인’인가?

인터넷이라는 광활한 공간에서 특정 단체나 개인이 소유권을 갖고 관리하는 주소 ‘영역’ 이기 때문입니다. google.com이라는 영토 안의 모든 하위 주소(mail.google.com, docs.google.com 등)는 구글이라는 주체에 의해 통제되고 관리됩니다. 다른 사람이 이 ‘영토’를 침범하거나 똑같은 주소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의미: 특정 컬럼에 입력될 수 있는 값들의 허용된 ‘범위’나 ‘규칙’의 집합.
왜 ‘도메인’인가?

‘이메일 형식이어야 한다’ 또는 ‘성별은 남 또는 여만 가능하다’ 와 같은 엄격한 규칙(법률)으로 데이터의 ‘영역’을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이 규칙의 ‘영토’를 벗어나는 데이터는 들어올 수 없도록 막아 데이터의 무결성을 지킵니다.

의미: 함수에서 입력될 수 있는 모든 값들의 집합. 한국어로는 ‘정의역(定義域)’ 이라고 부릅니다.
왜 ‘도메인’인가?

함수라는 규칙이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허락된 입력값들의 ‘영역’ 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f(x) = √x 라는 함수에서 음수는 입력될 수 없습니다. 이 함수의 ‘정의역(Domain)‘은 ‘0 이상의 모든 실수’라는 규칙으로 통제되는 ‘영토’인 셈입니다.

의미: 생물 분류 체계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역(域)‘. (예: 진핵생물역, 세균역, 고세균역)
왜 ‘도메인’인가?

모든 생명체를 가장 큰 특징(세포핵 유무 등)에 따라 나누는 가장 광활한 생명의 ‘영역’ 또는 ‘왕국’ 이기 때문입니다. 각 도메인은 하위에 여러 계(Kingdom)를 거느리는 가장 큰 ‘지배 영역’입니다.

의미: 강자성체 내부에서 원자의 자기 모멘트 방향이 같은 작은 ‘영역’. 한국어로는 ‘자기 구역(磁氣區域)’ 이라고 합니다.
왜 ‘도메인’인가?

물질 전체가 아닌, 특정 물리적 법칙에 의해 스핀 방향이 정렬된 원자들이 모여있는 독립적인 ‘영토’ 이기 때문입니다. 외부 자기장에 의해 이 영토들의 경계가 바뀌기도 합니다.

의미: 전문 분야, 활동 범위, 지식의 영역.
왜 ‘도메인’인가?

“그건 제 전문 분야(도메인)가 아닙니다.” 라고 말할 때, 이는 “그것은 나의 지식이나 영향력이 미치는 ‘영역’ 밖의 일입니다.” 라는 의미입니다. 개인이 전문성을 갖고 통제할 수 있는 지식의 ‘영토’를 뜻하는 것이죠.

이처럼 ‘도메인’은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별개의 단어가 아닙니다. “규칙에 의해 정의되고 통제되는 고유한 영토” 라는 하나의 강력한 뿌리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입니다.

이 핵심 의미를 이해하고 나면, 어떤 분야에서 ‘도메인’이라는 단어를 마주하더라도 “아, 여기서는 어떤 규칙으로 통제되는 영역을 말하는 거구나!” 하고 직관적으로 파악하실 수 있을 겁니다.

레퍼런스(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