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1 11:50

  • 서비스 업데이트 중에도 사용자는 중단 없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며, 이를 무중단 배포라고 한다.

  • 무중단 배포는 롤링, 블루-그린, 카나리 등 다양한 전략이 있으며,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 성공적인 무중단 배포를 위해서는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 다각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무중단 배포 완벽 정복 A to Z 서비스 중단 없는 업데이트의 모든 것

“지금부터 시스템 점검이 있겠습니다. 잠시 후 다시 이용해주세요.”

과거에는 흔히 볼 수 있었던 이 문구는 이제 사용자들에게 큰 불편함과 불만족을 안겨주는 상징이 되었다. 24시간 365일, 잠들지 않는 서비스를 기대하는 현대 사회에서 단 몇 분의 서비스 중단도 기업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치명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무중단 배포(Zero-Downtime Deployment)‘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필수 기술이다.

이 핸드북에서는 무중단 배포가 왜 필요한지부터 시작하여, 그 핵심 원리와 다양한 전략, 그리고 성공적인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깊이 있게 파헤쳐 본다.

1. 무중단 배포는 왜 만들어졌는가? (탄생 배경)

소프트웨어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다. 버그를 수정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며, 성능을 개선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이 ‘변화’를 실제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운영 환경에 적용하는 과정을 ‘배포’라고 한다.

전통적인 배포 방식은 매우 단순하고 직관적이었다.

  1. 서비스 중단: 기존에 실행되던 애플리케이션 서버를 모두 내린다.

  2. 업데이트: 새로운 버전의 코드를 서버에 복사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재시작한다.

  3. 서비스 재개: 애플리케이션이 완전히 구동되면 다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서비스 중단’ 즉, ‘다운타임(Downtime)‘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배포가 진행되는 동안 서비스를 전혀 이용할 수 없다. 초기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사용자들이 이러한 불편을 어느 정도 감수했지만, 서비스의 규모가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운타임은 곧 비즈니스의 손실을 의미하게 되었다.

  • 기회비용 손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려다 실패하면, 경쟁사의 서비스로 이탈할 수 있다.

  • 신뢰도 하락: 잦은 서비스 중단은 사용자 경험을 해치고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글로벌 서비스의 한계: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특정 시간대를 ‘점검 시간’으로 정하기 어렵다. 어느 한 국가의 새벽은 다른 국가의 황금 시간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시스템을 업데이트하여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요구가 무중단 배포 기술의 등장을 이끌었다.

2. 무중단 배포의 핵심 구조와 원리

무중단 배포의 핵심 원리는 **‘점진적인 전환’**과 **‘이중화’**에 있다. 즉, 모든 사용자의 트래픽을 한 번에 새로운 버전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대의 서버를 두고 트래픽을 서서히 옮겨가는 방식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로드 밸런서(Load Balancer)‘**다.

로드 밸런서는 마치 교통경찰처럼, 사용자로부터 들어오는 요청(트래픽)을 여러 대의 서버에 적절히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무중단 배포는 이 로드 밸런서의 트래픽 분배 기능을 영리하게 이용하여 구현된다.

예를 들어, 4대의 서버(구버전 v1)가 운영 중인 상황을 가정해 보자.

  1. 로드 밸런서는 들어오는 모든 트래픽을 v1 서버 4대에 고르게 분산한다.

  2. 배포를 시작하면, 먼저 v1 서버 1대를 로드 밸런서의 분배 목록에서 제외한다. 이 서버에는 더 이상 새로운 사용자 요청이 들어오지 않는다.

  3. 트래픽이 차단된 서버에 새로운 버전(v2)을 배포한다.

  4. v2 배포가 완료되고 서버가 정상적으로 구동되면, 이 서버를 다시 로드 밸런서의 분배 목록에 추가한다.

  5. 이제 트래픽은 v1 서버 3대와 v2 서버 1대로 분산된다.

  6. 이 과정을 나머지 v1 서버 3대에 순차적으로 반복한다.

  7. 모든 서버가 v2로 교체되면 배포가 완료된다.

이 과정 동안 사용자의 요청은 항상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서버 중 하나로 향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배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무중단 배포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3. 무중단 배포의 대표적인 전략들

무중단 배포를 구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전략이 존재하며, 각 전략은 상황과 요구사항에 따라 장단점을 가진다.

전략설명장점단점
롤링 (Rolling)서버를 하나씩 또는 일정 단위로 점진적으로 교체하는 방식배포 중 추가적인 서버 자원이 거의 필요 없음. 구현이 비교적 간단함.배포 중 구버전과 신버전이 공존하여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 배포 속도가 느림.
블루-그린 (Blue-Green)구버전(블루)과 동일한 환경의 신버전(그린)을 미리 준비하고, 로드 밸런서를 이용해 트래픽을 한 번에 전환빠르고 안전한 롤백(Rollback)이 가능. 버전 간 호환성 문제에서 자유로움.시스템 자원이 2배로 필요하여 비용 부담이 큼. 전환 시점에 일부 세션이 유실될 수 있음.
카나리 (Canary)일부 사용자에게만 신버전을 공개하여 안정성을 테스트하고, 점진적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확대신버전의 위험을 최소화하며 테스트 가능. A/B 테스트 등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 가능.구현 및 관리가 복잡함. 테스트 기간이 길어질 수 있음.

3.1. 롤링 배포 (Rolling Deployment)

가장 기본적이고 널리 사용되는 전략이다. 위에서 설명한 무중단 배포의 기본 원리가 바로 롤링 배포에 해당한다. 서버 그룹을 순차적으로 교체하며, 전체 서비스 중단 없이 배포를 완료한다.

  • 적합한 상황: 단순한 업데이트, 다운타임에 덜 민감한 내부 시스템, 리소스가 제한적인 환경

  • 주의할 점: 배포가 진행되는 동안 구버전(v1)과 신버전(v2)의 코드가 동시에 요청을 처리하게 된다. 만약 데이터베이스 스키마 변경이나 API 명세 변경과 같이 두 버전 간 호환되지 않는 업데이트가 포함되어 있다면, 심각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롤링 배포 시에는 하위 호환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3.2. 블루-그린 배포 (Blue-Green Deployment)

‘블루’는 현재 운영 중인 구버전 환경, ‘그린’은 새로 배포할 신버전 환경을 의미한다. 블루 환경과 완전히 동일한 구성의 그린 환경을 별도로 구축하고, 그곳에 신버전을 배포하여 충분한 테스트를 거친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로드 밸런서가 가리키는 대상을 블루에서 그린으로 한 번에 전환한다.

  • 최대 장점: 빠른 롤백. 만약 그린 환경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로드 밸런서의 방향을 다시 블루로 되돌리기만 하면 즉시 구버전으로 서비스가 원복된다.

  • 적합한 상황: 다운타임에 매우 민감한 미션 크리티컬 서비스, 대규모 업데이트

  • 고려할 점: 동일한 환경을 2세트 유지해야 하므로 서버, 데이터베이스 등의 인프라 비용이 2배로 든다는 명확한 단점이 있다.

3.3. 카나리 배포 (Canary Deployment)

과거 광부들이 유독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카나리아 새를 데리고 탄광에 들어갔던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즉, 위험을 미리 감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카나리 배포는 전체 사용자 중 아주 일부(예: 1% 또는 특정 그룹)에게만 신버전을 먼저 공개하고, 이들의 사용 패턴, 에러 발생률, 성능 지표 등을 면밀히 관찰한다.

신버전에 문제가 없음이 확인되면, 점진적으로 신버전의 트래픽 비중을 10%, 50%, 100%로 늘려나간다. 만약 모니터링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트래픽을 0%로 되돌려 구버전으로 롤백한다.

  • 핵심: 모니터링. 카나리 배포의 성패는 얼마나 정교하게 신버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빠르게 감지하느냐에 달려있다.

  • 적합한 상황: 사용자 반응이 중요한 기능 출시, 잠재적 위험이 큰 변화를 포함한 업데이트

  • 진화된 형태: 최근에는 로드 밸런서뿐만 아니라 서비스 메시(Service Mesh) 같은 기술을 사용하여 특정 HTTP 헤더 값(예: 내부 테스터)이나 사용자 지역 등 더욱 복잡한 조건에 따라 트래픽을 분기하는 정교한 카나리 배포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4. 성공적인 무중단 배포를 위한 심화 고려사항

단순히 배포 전략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무중단 배포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애플리케이션의 아키텍처부터 데이터베이스 관리까지, 여러 기술적인 요소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4.1. 상태 비저장(Stateless) 아키텍처

무중단 배포 환경에서는 어떤 서버가 사용자의 요청을 처리할지 예측할 수 없다. 첫 번째 요청은 v1 서버가, 바로 다음 요청은 v2 서버가 처리할 수도 있다. 만약 서버가 사용자의 로그인 정보나 장바구니 내용 같은 상태(State)를 자체 메모리에 저장하고 있다면, 요청이 다른 서버로 넘어가는 순간 상태 정보가 유실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서버는 상태를 가지지 않는 ‘상태 비저장(Stateless)’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 사용자의 세션 정보 등 꼭 필요한 상태는 데이터베이스나 Redis, Memcached와 같은 별도의 외부 저장소에 기록하고, 모든 서버는 이 외부 저장소를 참조하여 상태를 관리해야 한다.

4.2. 데이터베이스 스키마 변경 관리

무중단 배포의 가장 어려운 숙제 중 하나는 데이터베이스의 구조, 즉 스키마를 변경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USER 테이블에서 name 컬럼을 full_name으로 변경하는 배포를 진행한다고 생각해 보자.

롤링 배포 중에는 구버전(v1) 코드와 신버전(v2) 코드가 동시에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한다.

  • v1 코드는 name 컬럼을 읽고 쓰려고 시도한다.

  • v2 코드는 full_name 컬럼을 읽고 쓰려고 시도한다.

만약 데이터베이스 스키마를 v2에 맞춰 full_name으로 미리 변경해 버리면, v1 코드에서는 name 컬럼을 찾지 못해 오류가 발생한다. 반대로 스키마를 그대로 두면 v2 코드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진적인 스키마 변경’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1. 확장 단계: USER 테이블에 full_name 컬럼을 추가한다. 스키마 변경은 이것으로 끝이다. name 컬럼은 삭제하지 않는다.

  2. 데이터 동기화 및 코드 수정: 신버전(v2) 코드는 데이터를 쓸 때 namefull_name 두 컬럼에 모두 값을 기록하도록 수정한다. 데이터를 읽을 때는 우선적으로 full_name을 사용하되, 값이 없으면 name을 읽도록 하위 호환성을 보장한다.

  3. v2 배포: 수정된 v2 코드를 배포한다. 배포가 진행되는 동안 v1 코드는 name을, v2 코드는 namefull_name을 사용하므로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다.

  4. 정리 단계 (다음 배포 시): 모든 서버가 v2로 배포된 후, 다음 배포 주기에서 더 이상 name 컬럼을 사용하지 않는 v3 코드를 배포하고, 그 후에 안전하게 name 컬럼을 삭제한다.

이처럼 데이터베이스 스키마 변경은 애플리케이션 코드 배포와 긴밀하게 연계하여 여러 단계에 걸쳐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4.3. 자동화와 모니터링

무중단 배포는 복잡한 과정을 포함하므로 사람의 수작업으로 진행하기에는 실수의 위험이 너무 크다. 젠킨스(Jenkins), GitLab CI/CD, GitHub Actions와 같은 CI/CD(지속적 통합/지속적 배포) 도구를 활용하여 전체 배포 파이프라인을 자동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배포 전후로 애플리케이션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다.

  • 헬스 체크(Health Check): 로드 밸런서는 주기적으로 각 서버에 특정 URL(예: /health)로 요청을 보내 서버가 정상적으로 응답하는지 확인한다. 만약 서버가 비정상적인 응답을 보내면, 로드 밸런서는 해당 서버를 트래픽 분배 대상에서 자동으로 제외하여 장애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한다.

  • 성능 지표: CPU 사용률, 메모리 사용량, 응답 시간, 에러 발생률 등의 핵심 성능 지표(Metric)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시각화하여 배포로 인한 성능 저하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5. 결론: 무중단 배포는 문화다

무중단 배포는 단순히 특정 기술이나 도구를 도입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개발 문화이자 철학이다.

  • 개발자는 코드 작성 시 항상 하위 호환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인프라 엔지니어는 배포 전략에 맞춰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인프라를 설계해야 한다.

  • QA팀은 신버전과 구버전이 공존하는 과도기 상태를 테스트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적인 무중단 배포 체계를 갖추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를 통해 개발팀은 자신감을 가지고 더 빠르고 더 자주 새로운 가치를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언제나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현대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