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2 23:46

  • 빌드는 개발자의 코드를 사용자가 실행할 수 있는 파일로 변환하는 과정.

  • 배포는 빌드된 파일을 서버에 옮겨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

  • CI/CD 파이프라인은 이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여 개발 효율성과 안정성을 극대화.

개발자 필수 지식 빌드와 배포 완벽 정복 핸드북

소프트웨어 개발의 여정은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내가 만든 코드가 실제 사용자의 화면에 나타나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과정이 일어난다. 그 핵심에 바로 **빌드(Build)**와 **배포(Deploy)**가 있다. 이 두 개념은 개발의 생산성과 서비스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지만, 많은 주니어 개발자들이 그 중요성을 간과하곤 한다.

이 핸드북은 빌드와 배포의 개념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론부터 실제까지 완벽하게 정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왜 이 과정이 필요한지부터 시작하여, 각각의 상세한 구조, 사용법, 그리고 현업에서 사용되는 고급 전략까지 포괄적으로 다룬다. 이 글을 끝까지 읽는다면, 당신은 더 이상 ‘내 컴퓨터에서는 잘 되는데…’라는 말을 반복하지 않는, 한 단계 성장한 개발자가 될 것이다.


1. 만들어진 이유: 왜 빌드와 배포가 필요한가

초창기 웹 개발을 상상해 보자. 개발자는 자신의 컴퓨터에서 HTML, CSS, JavaScript 파일을 작성한 후, FTP(파일 전송 프로토콜) 프로그램을 이용해 서버의 특정 폴더에 수동으로 파일을 하나씩 업로드했다. 작은 규모의 개인 웹사이트라면 이 방법으로도 충분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지고 협업하는 개발자가 늘어나면서 몇 가지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 인간의 실수(Human Error): 수십, 수백 개의 파일을 수동으로 옮기다 보면 파일을 누락하거나, 엉뚱한 위치에 넣거나, 심지어 이전 버전의 파일로 덮어쓰는 실수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 작은 실수 하나가 서비스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었다.

  • 환경의 불일치: “내 컴퓨터에서는 잘 되는데, 서버에서는 왜 안 되지?”라는 고전적인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개발자 컴퓨터의 운영체제, 라이브러리 버전과 서버의 환경이 달라 코드가 예상치 못하게 오작동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작업: 코드를 조금만 수정해도 매번 같은 파일을 찾아 수동으로 업로드하는 과정은 매우 지루하고 비효율적이었다. 개발자는 창의적인 코드 작성 대신 단순 반복 작업에 시간을 낭비해야 했다.

  • 코드의 변환 필요성: 최신 프로그래밍 언어나 프레임워크는 브라우저나 운영체제가 직접 이해할 수 없는 형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최신 JavaScript(ES6+) 문법은 구형 브라우저에서 작동하지 않으므로 호환되는 버전(ES5)으로 변환(Transpile)해야 하고, 여러 개로 분리된 파일을 하나로 합쳐(Bundle) 네트워크 요청을 줄여야 성능이 향상된다. 이런 복잡한 변환 과정을 수동으로 처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소스 코드를 실제 실행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고(빌드), 이 결과물을 안정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서버에 전달하는(배포) 과정을 자동화하고 체계화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이야기하는 빌드와 배포 시스템의 탄생 배경이다.


2. 빌드(Build)란 무엇인가: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드는 공장

빌드는 단순히 소스 코드를 컴파일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개발자가 작성한 소스 코드(Source Code)를 사용자가 실행하거나 서버에 배포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물(Artifact)로 변환하는 모든 과정을 통칭한다. 이는 마치 요리사가 레시피(소스 코드)에 따라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고, 보기 좋게 플레이팅하여 완성된 요리(결과물)를 만드는 과정과 같다.

빌드 과정에 포함되는 주요 단계를 살펴보자.

단계 (Step)설명비유 (요리)
의존성 관리 (Dependency Management)코드 실행에 필요한 외부 라이브러리나 패키지를 다운로드하고 설치한다. (예: npm install, gradle build)필요한 모든 재료와 조미료를 장바구니에 담는 것
컴파일 (Compile)사람이 이해하는 고급 언어(Java, C++)를 컴퓨터가 이해하는 기계어(바이트코드, 바이너리)로 변환한다.날고기를 불에 익혀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
트랜스파일 (Transpile)특정 버전이나 환경에서 작동하도록 한 언어의 코드를 비슷한 수준의 다른 언어 코드로 변환한다. (예: TypeScript → JavaScript, ES6 → ES5)한국어 레시피를 영어 레시피로 번역하는 것
린팅 & 정적 분석 (Linting & Static Analysis)코드의 문법 오류, 잠재적 버그, 코딩 스타일 위반 등을 실행 전에 검사하여 코드 품질을 높인다.재료에 상한 부분이 없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
유닛 테스트 (Unit Test)작성된 코드의 각 기능(함수, 모듈)이 의도대로 정확히 작동하는지 독립적으로 검증한다.각 재료의 맛(단맛, 짠맛)이 정상인지 하나씩 맛보는 것
번들링 (Bundling)여러 개로 나뉜 JavaScript, CSS 파일 등을 하나 또는 몇 개의 파일로 합쳐 네트워크 요청 횟수를 줄인다. (예: Webpack, Rollup)밥, 반찬, 국을 하나의 도시락 통에 담는 것
압축 & 최적화 (Minification & Optimization)코드에서 불필요한 공백, 주석 등을 제거하고 변수명을 짧게 바꿔 파일 크기를 최소화한다. 이미지 파일 크기를 줄인다.도시락 통의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부피를 최소화하는 것
패키징 (Packaging)모든 결과물을 하나의 실행 가능한 파일(예: .jar, .war, .exe)이나 배포 가능한 아카이브(예: .zip, Docker Image)로 묶는다.완성된 도시락을 배달 가방에 넣는 것

이 모든 과정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빌드 성공(Build Success)**이라 하고, 중간에 하나라도 실패하면 **빌드 실패(Build Failure)**가 된다. 빌드 실패 시 개발자는 원인을 찾아 코드를 수정한 후 다시 빌드를 시도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최종 결과물, 즉 ‘아티팩트(Artifact)‘는 이제 서버로 떠날 준비를 마친 것이다.


3. 배포(Deploy)란 무엇인가: 완성된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배포빌드를 통해 생성된 아티팩트를 서버(또는 사용자 환경)로 옮겨, 사용자가 실제로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정성껏 만든 요리를 고객의 식탁에 안전하게 배달하고 세팅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배포 과정 역시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다.

  1. 아티팩트 전달: 빌드 서버에서 생성된 아티팩트를 실제 서비스가 운영될 운영 서버(Production Server)로 전송한다.

  2. 환경 설정: 데이터베이스 연결 정보, 외부 API 키 등 서버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설정 값들을 구성(Configuration)한다. 개발 환경과 실제 운영 환경의 설정은 다르기 때문에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3. 서비스 재시작/활성화: 기존에 실행 중이던 애플리케이션을 중지하고 새로운 버전의 아티팩트로 교체한 후 다시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중단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4. 상태 확인 (Health Check): 새로운 버전이 서버에서 정상적으로 실행되고 있는지, 기본적인 기능이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자동으로 확인한다. 만약 문제가 발견되면, 이전 버전으로 빠르게 되돌리는 롤백(Rollback)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과거에는 이 모든 과정을 엔지니어가 서버에 직접 접속하여 명령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이는 빌드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실수를 유발하고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현대적인 개발 환경에서는 배포 과정을 스크립트화하고 자동화하여 버튼 클릭 한 번, 혹은 특정 조건 충족 시 자동으로 배포가 이루어지도록 구성한다.


4. 구조: 빌드와 배포를 잇는 CI/CD 파이프라인

빌드와 배포는 독립된 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연결될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이 흐름을 **CI/CD 파이프라인(Pipeline)**이라고 부른다.

  • CI (Continuous Integration, 지속적 통합): 여러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를 중앙 저장소(예: Git)에 정기적으로 통합(Merge)할 때마다, 이 변경사항을 자동으로 빌드하고 테스트하여 코드의 품질을 유지하는 철학 및 방법론. 코드를 커밋할 때마다 빌드와 유닛 테스트가 자동으로 실행되어 문제가 조기에 발견된다.

  • CD (Continuous Delivery/Deployment, 지속적 제공/배포): CI를 통과한 코드가 실제 운영 환경에 배포될 준비가 된 상태를 유지하거나(Delivery), 아예 운영 환경까지 자동으로 배포(Deployment)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파이프라인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구성된다.

Source (소스) → Build (빌드) → Test (테스트) → Deploy (배포) → Monitor (모니터링)

  1. Source: 개발자가 코드를 작성하고 Git과 같은 버전 관리 시스템에 푸시(Push)한다.

  2. Build: Jenkins, GitLab CI, GitHub Actions 같은 CI/CD 도구가 코드 변경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빌드 프로세스를 시작한다.

  3. Test: 빌드가 성공하면, 유닛 테스트, 통합 테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자동화된 테스트를 실행하여 코드의 안정성을 검증한다.

  4. Deploy: 모든 테스트를 통과하면, 준비된 배포 스크립트에 따라 스테이징(Staging) 서버나 운영(Production) 서버에 자동으로 코드를 배포한다.

  5. Monitor: 배포 후 애플리케이션의 상태(CPU 사용량, 메모리, 에러 발생률 등)를 지속적으로 감시하여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알림을 보낸다.

이러한 CI/CD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면 개발자는 코드 작성이라는 본질적인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며, 빌드와 배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위험과 시간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5. 심화 내용: 더 똑똑하고 안전하게 배포하기

단순히 코드를 서버에 올리는 것을 넘어,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새로운 버전을 사용자에게 선보이기 위한 다양한 고급 배포 전략이 존재한다.

배포 전략의 종류

전략 (Strategy)설명장점단점
롤링 배포 (Rolling Deployment)여러 대의 서버 중 일부 서버부터 순차적으로 새 버전을 배포하는 방식. 구버전과 신버전이 동시에 공존한다.서비스 중단 없이 배포 가능 (무중단 배포). 문제가 발생해도 일부 서버에만 영향을 미친다.배포 중 일시적으로 버전 불일치 상태가 존재. 롤백이 복잡할 수 있다.
블루-그린 배포 (Blue-Green Deployment)현재 운영 중인 환경(블루)과 동일한 구성의 신규 환경(그린)을 미리 준비한 후, 트래픽을 한 번에 그린으로 전환하는 방식.즉각적인 전환과 롤백이 가능. 배포 중 서비스에 영향이 전혀 없다.서버 자원이 2배로 필요하여 비용이 많이 든다.
카나리 배포 (Canary Deployment)전체 사용자 중 극히 일부(예: 1%)에게만 신규 버전을 먼저 공개하여 위험을 감지하는 방식. ‘탄광의 카나리아’처럼 위험을 미리 감지한다는 의미.위험을 최소화하며 신규 버전을 테스트할 수 있다. A/B 테스트로 활용 가능하다.구현이 복잡하고, 특정 사용자만 겪는 문제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현대적 배포 환경의 핵심 기술

  • 컨테이너화 (Containerization) - Docker: 애플리케이션을 필요한 모든 라이브러리, 설정과 함께 ‘컨테이너’라는 격리된 공간에 패키징하는 기술. “내 컴퓨터에선 되는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 Docker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빌드의 일부이며, 이 이미지를 서버에 전달하여 실행하는 것이 배포가 된다.

  •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Container Orchestration) - Kubernetes: 수많은 컨테이너를 여러 서버에 걸쳐 효율적으로 관리, 확장, 배포하고 자동으로 복구해주는 시스템. 위에서 언급한 롤링, 블루-그린, 카나리 배포와 같은 고급 전략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코드형 인프라 (Infrastructure as Code, IaC) - Terraform, Ansible: 서버,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등 인프라 구성을 코드로 작성하고 관리하는 방식. 배포에 필요한 환경을 수동으로 설정하는 대신, 코드를 실행하여 빠르고 일관되게 구축할 수 있다.


결론: 빌드와 배포, 성장의 발판

빌드와 배포는 더 이상 개발 과정의 번거로운 부가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보장하고, 개발 속도를 높이며, 서비스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현대 개발의 핵심적인 축이다.

이 핸드북을 통해 당신은 코드 한 줄이 어떤 여정을 거쳐 사용자에게 도달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었을 것이다. 이제 FTP로 파일을 올리던 시대의 방식에서 벗어나, 자동화된 CI/CD 파이프라인 위에서 다양한 배포 전략을 고민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빌드와 배포를 깊이 이해하고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은, 당신을 단순한 코더가 아닌 진정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성장시키는 튼튼한 발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