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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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드는 프로세스 내에서 실행되는 가장 작은 단위로, 자원을 공유하며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해 프로그램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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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의 자원(코드, 데이터, 힙)을 공유하지만, 각 스레드는 자신만의 호출 스택, 레지스터, 프로그램 카운터를 가져 독립적으로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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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스레드를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교착 상태나 경쟁 상태 같은 동기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뮤텍스, 세마포어 등의 기법이 필수적입니다.
스레드의 모든 것 완벽 가이드: 개념부터 동기화 문제 해결까지
컴퓨터 과학의 세계는 효율성과의 끊임없는 싸움입니다. 어떻게 하면 한정된 자원으로 더 빠르고,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핵심적인 답변 중 하나가 바로 ‘스레드(Thread)‘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는 스레드를 활용하여 놀라운 반응성과 처리 속도를 보여줍니다. 이 핸드북에서는 스레드가 왜 만들어졌는지 그 탄생 배경부터 내부 구조, 사용법, 그리고 복잡한 동기화 문제까지, 스레드의 모든 것을 깊이 있게 탐험해 보겠습니다.
1. 스레드의 탄생: 왜 우리는 스레드가 필요했을까?
스레드의 필요성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 이전 시대의 ‘프로세스(Process)’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프로세스: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진 일꾼
과거의 운영체제는 한 번에 하나의 작업, 즉 하나의 프로세스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워드 프로세서로 문서를 작성하는 동안에는 음악을 들을 수 없었고, 파일 하나를 다운로드하는 동안 컴퓨터는 거의 멈춰있다시피 했습니다.
이러한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멀티태스킹(Multi-tasking)’ 개념이 도입되었습니다. 운영체제가 여러 프로세스를 아주 짧은 시간 간격으로 번갈아 가며 실행시켜, 마치 동시에 여러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에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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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의 낭비: 각 프로세스는 자신만의 독립적인 메모리 공간(코드, 데이터, 힙, 스택)을 할당받습니다. 만약 비슷한 작업을 하는 여러 프로세스를 실행한다면, 중복되는 데이터와 코드가 메모리의 각기 다른 공간에 여러 번 올라가는 낭비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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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문맥 교환(Context Switching): 운영체제가 한 프로세스에서 다른 프로세스로 실행을 전환할 때, 현재 프로세스의 상태를 저장하고 다음 프로세스의 상태를 불러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문맥 교환’은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드는 작업이며, 잦은 문맥 교환은 시스템 전체의 성능 저하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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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통신: 독립적인 메모리 공간 때문에 프로세스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으려면 별도의 ‘프로세스 간 통신(IPC, Inter-Process Communication)’ 메커니즘이 필요했습니다. 이는 구현이 복잡하고 속도도 느렸습니다.
스레드의 등장: 협업하는 전문가 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프로세스보다 더 가벼운 실행 단위는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스레드가 탄생했습니다.
비유로 이해하기: 레스토랑 주방
단일 프로세스: 주방장(CPU)이 혼자 주문받고(I/O), 재료 손질하고(Data), 요리하고(Processing), 서빙까지(Output) 하는 1인 레스토랑. 손님이 몰리면 모든 것이 느려집니다.
멀티 프로세스: 여러 개의 독립된 1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 각 주방장은 자기 레스토랑의 자원만 사용하며 서로 간섭하지 않지만, 같은 요리를 만들어도 재료와 주방 도구를 각각 따로 구비해야 하니 비효율적입니다.
멀티 스레드: 하나의 거대한 주방(프로세스) 안에 여러 명의 요리사(스레드)가 함께 일하는 것. 이들은 주방 시설, 냉장고의 재료(메모리 자원)를 공유하며 각자 다른 요리(작업)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한 명이 재료를 손질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은 불을 사용해 요리할 수 있어 주방 전체의 효율이 극대화됩니다.
스레드는 ‘프로세스 내에서 실행되는 흐름의 단위’로, 프로세스가 할당받은 자원을 공유하면서 동시에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로써 자원 낭비는 줄고, 문맥 교환 비용은 낮아지며, 통신은 간편해지는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2. 스레드의 구조: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스레드는 프로세스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무엇을 공유하고 무엇을 독립적으로 가질까요?
프로세스와 스레드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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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Process): 운영체제로부터 자원을 할당받는 작업의 단위. 실행 중인 프로그램의 인스턴스. 공장(Factory)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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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드(Thread): 프로세스가 할당받은 자원을 이용하여 실제로 작업을 수행하는 실행의 단위. 공장 안에서 일하는 작업자(Worker)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프로세스는 반드시 하나 이상의 스레드를 가지며, 이를 ‘메인 스레드(Main Thread)‘라고 부릅니다. 필요에 따라 여러 개의 스레드를 추가로 생성하여 멀티스레딩 환경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공유하는 자원 vs. 독립적인 자원
프로세스 내의 모든 스레드는 아래 자원들을 공유합니다.
구분 | 공유 자원 (프로세스 단위) | 독립 자원 (스레드 단위) |
---|---|---|
메모리 | Code 영역, Data 영역, Heap 영역 | Stack 영역 |
실행 상태 | 프로세스의 파일 디스크립터, PID 등 | 프로그램 카운터(PC), 레지스터, 스레드 ID |
비유 | 공용 주방 시설, 공용 냉장고 | 개인 작업대, 개인 요리 도구, 개인 레시피 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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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자원 (Within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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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Code) 영역: 실행할 프로그램의 코드가 저장된 곳. 모든 스레드는 같은 코드를 실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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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Data) 영역: 전역 변수, 정적 변수 등이 저장된 곳. 한 스레드가 이 값을 바꾸면 다른 스레드도 영향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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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Heap) 영역: 동적으로 할당되는 메모리 공간. 스레드들이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 주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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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자원 (Per Th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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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택(Stack) 영역: 함수 호출 시 생성되는 지역 변수, 매개 변수, 리턴 주소 등이 저장됩니다. 각 스레드는 자신만의 독립적인 호출 스택을 가지므로, 서로 다른 함수를 호출하고 다른 실행 흐름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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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카운터(Program Counter, PC): 스레드가 다음에 실행할 명령어의 주소를 가리킵니다. 스레드마다 PC가 다르기 때문에 동시에 다른 코드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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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터(Register Set): 현재 실행 중인 명령어에서 사용되는 데이터(변수, 주소 등)를 임시로 저장하는 공간입니다. 문맥 교환 시 이 레지스터의 상태가 저장되고 복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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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구조 덕분에 스레드는 프로세스 생성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생성될 수 있고, 문맥 교환 또한 스택과 레지스터 정보만 바꾸면 되므로 프로세스보다 훨씬 빠릅니다.
3. 스레드의 사용법: 생명주기와 동기화
스레드를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스레드의 생명주기를 이해하고, 가장 중요한 ‘동기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레드의 생명주기(Life Cycle)
스레드는 생성되고 소멸하기까지 여러 상태를 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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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New): 스레드가 생성되었지만 아직 실행 대기 상태(Runnable)로 전환되지 않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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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 대기(Runnable): CPU를 할당받으면 바로 실행될 수 있는 상태. 실행 큐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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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Running): 스케줄러에 의해 선택되어 CPU를 할당받아 코드를 실행하고 있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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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블록(Blocked/Waiting): 특정 이벤트(예: I/O 작업 완료, 다른 스레드의 락 해제)가 발생하기를 기다리며 실행을 멈춘 상태. 이 상태에서는 CPU를 할당받아도 실행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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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Terminated): 스레드의 실행이 모두 완료되거나 예외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종료된 상태.
동기화(Synchronization): 멀티스레딩의 가장 큰 숙제
여러 스레드가 동일한 자원(공유 자원)에 동시에 접근하려 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경쟁 상태(Race Condition)‘라고 하며, 프로그램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듭니다.
예시: 은행 계좌 문제
잔액이 10,000원인 계좌가 있습니다. 스레드 A는 5,000원을 입금하고, 스레드 B는 3,000원을 출금하려고 합니다. 두 작업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스레드 A가 현재 잔액 10,000원을 읽음
(문맥 교환 발생) 스레드 B가 현재 잔액 10,000원을 읽음
스레드 B가 3,000원을 출금한 결과(7,000원)를 잔액에 씀
(문맥 교환 발생) 스레드 A가 아까 읽었던 10,000원에 5,000원을 더한 결과(15,000원)를 잔액에 씀
최종 잔액은 12,000원(10000+5000-3000)이어야 하지만, 실행 순서에 따라 15,000원이 되는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동기화’ 기법을 사용해 공유 자원에 대한 접근을 제어해야 합니다. 공유 자원 중에서 한 번에 하나의 스레드만 접근해야 하는 부분을 **임계 구역(Critical Section)**이라고 부르며, 동기화는 이 임계 구역을 보호하는 기술입니다.
주요 동기화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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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텍스(Mutex, Mutual Exclusion)
- ‘상호 배제’라는 뜻으로, 임계 구역에 오직 하나의 스레드만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잠금(Lock) 메커니즘입니다. 화장실에 사람이 있으면 문을 잠그고, 나오면 잠금을 푸는 것과 같습니다. 스레드는 임계 구역에 들어가기 전 락을 획득(acquire)하고, 나올 때 락을 해제(release)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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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포어(Semaphore)
- 뮤텍스가 하나의 스레드만 허용하는 화장실이라면, 세마포어는 여러 칸이 있는 공용 화장실과 같습니다. 동시에 접근 가능한 스레드의 수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시에 3개의 스레드만 접근 가능한 자원이 있다면 세마포어 카운터를 3으로 설정합니다. 스레드가 접근할 때마다 카운터를 1씩 줄이고, 0이 되면 다른 스레드들은 대기해야 합니다. 스레드가 작업을 마치면 카운터를 다시 1 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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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Monitor)
- 뮤텍스와 조건 변수(Condition Variable)를 결합한 고수준 동기화 기법입니다. 프로그래머가 락을 걸고 해제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도록 언어 차원에서 동기화를 보장해 줍니다. Java의
synchronized
키워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 뮤텍스와 조건 변수(Condition Variable)를 결합한 고수준 동기화 기법입니다. 프로그래머가 락을 걸고 해제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도록 언어 차원에서 동기화를 보장해 줍니다. Java의
4. 심화 내용: 더 깊은 스레드의 세계
사용자 수준 스레드 vs 커널 수준 스레드
스레드는 관리 주체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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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수준 스레드 (User-level Thread): 운영체제(커널)는 스레드의 존재를 모르고, 사용자 영역의 스레드 라이브러리가 스레드를 관리합니다. 커널의 개입이 없어 생성과 관리가 매우 빠르지만, 스레드 하나가 블록되면(예: I/O 대기) 해당 스레드를 포함한 전체 프로세스가 블록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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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널 수준 스레드 (Kernel-level Thread): 운영체제가 직접 스레드를 생성하고 관리합니다. 스레드 하나가 블록되어도 다른 스레드는 계속 실행될 수 있어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커널이 직접 관리하므로 생성과 문맥 교환이 사용자 수준 스레드보다 느립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운영체제(Windows, Linux, macOS 등)는 커널 수준 스레드를 사용하거나, 두 가지를 혼합한 모델을 사용합니다.
멀티스레딩의 함정
동기화 문제 외에도 멀티스레딩 환경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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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 상태(Deadlock): 두 개 이상의 스레드가 서로가 점유하고 있는 자원을 무한정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스레드 A는 자원 1을 가진 채 자원 2를 기다리고, 스레드 B는 자원 2를 가진 채 자원 1을 기다리는 상황이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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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상태(Starvation): 특정 스레드가 자원을 계속 할당받지 못하고 영원히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우선순위가 낮은 스레드가 우선순위가 높은 스레드들에 밀려 계속 실행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결론: 양날의 검, 스레드를 다루는 지혜
스레드는 현대 소프트웨어의 성능과 반응성을 책임지는 핵심 기술입니다. 하나의 프로세스 자원을 공유하며 여러 실행 흐름을 만들어내는 멀티스레딩은 시스템의 효율을 극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힘에는 큰 책임이 따릅니다. 공유 자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쟁 상태와 교착 상태 등의 동기화 문제는 멀티스레딩 프로그래밍을 매우 복잡하고 어렵게 만듭니다. 따라서 개발자는 뮤텍스, 세마포어와 같은 동기화 기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하여 임계 구역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스레드의 복잡성을 피하기 위해 비동기(Asynchronous) 프로그래밍이나 코루틴(Coroutine)과 같은 다른 동시성(Concurrency) 모델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아키텍처의 근간을 이루는 스레드에 대한 깊은 이해는 모든 개발자에게 필수적인 소양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이 핸드북이 스레드라는 강력한 도구를 이해하고 다루는 데 훌륭한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