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14:21
Tags: 책
자꾸 잘못된 선택을 하는 사람을 위한 결정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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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결정은 통제 불가능한 ‘결과’가 아닌,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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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핸드북은 문제의 본질 파악부터 최종 결정까지, 후회를 최소화하는 7단계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가이드를 제시한다.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결정의 기술 완벽 가이드
우리는 매일 수많은 결정의 갈림길에 선다. 아침 메뉴 같은 사소한 선택부터 커리어, 투자, 인간관계 등 인생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한 결정까지. 하지만 왜 우리는 종종 잘못된 선택을 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일을 반복할까? 그것은 우리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수많은 함정에 빠지기 때문이다.
이 핸드북은 필리프 마이스너의 ‘결정의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가 왜 잘못된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7단계 프로세스를 제시한다. 이 글을 끝까지 읽는다면, 당신은 더 이상 감정과 편견에 휘둘리지 않고, 명료한 이성으로 최선의 과정을 설계하는 ‘결정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계속 잘못된 선택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첫걸음은 우리가 왜 나쁜 결정을 내리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믿지만, 실제 우리의 뇌는 다양한 사고의 오류와 감정의 함정에 취약하다. 좋은 결정에 이르기 위해서는 ‘결과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결정하는 그 순간의 ‘과정’이 올바르다.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에,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은 바로 ‘결정의 과정’뿐이다.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대표적인 오류들은 다음과 같다.
| 오류 유형 | 설명 | 구체적인 예시 |
|---|---|---|
| 오류 1: 내가 한 일은 더욱 가치 있다 (이케아 효과) | 자신이 직접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 대상에 대해 객관적인 가치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심리적 편향. | 직접 조립한 이케아 가구가 기성품 가구보다 더 예쁘고 튼튼하게 느껴지며, 쉽게 버리지 못한다. 내가 쓴 보고서나 기획안의 사소한 단점도 인정하기 어려워한다. |
| 오류 2: 그 누구보다 나의 판단을 믿는다 (과신 오류) | 자신의 지식, 능력, 판단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 이는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게 만들어 위험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주범이다. | 자신의 운전 실력을 맹신하고 과속이나 난폭 운전을 하거나, 충분한 분석 없이 자신의 ‘감’만 믿고 주식에 거액을 투자한다. |
| 오류 3: 선입견에 휘둘린다 (확증 편향) |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가설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찾고, 그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경향. |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 소비하며 반대쪽 의견은 ‘가짜 뉴스’로 치부해버리는 현상. |
| 오류 4: 내 감정에 조종당한다 (감정적 의사결정) | 분노, 불안, 질투, 심지어 ‘공정하지 못하다’는 느낌 같은 강렬한 감정이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키고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게 만든다. | ‘공정하지 못하다’는 느낌 때문에 회사에 불이익이 갈 것을 알면서도 비협조적으로 행동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질투심 때문에 그가 제시한 합리적인 제안을 거절한다. |
이 외에도 우리는 특정인의 외적인 특성 하나로 그 사람 전체를 평가하는 ‘후광 효과’, 막연한 긍정주의로 명백한 위험을 외면하는 ‘비현실적 긍정주의’ 등 수많은 인지적 함정에 둘러싸여 있다. 결국, 좋은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이러한 본능적인 오류들을 인식하고, 의식적인 노력으로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후회를 없애는 결정의 기술 7단계
이제 잘못된 결정의 원인을 알았으니, 실질적으로 좋은 결정을 내리는 7단계 프로세스를 알아보자. 각 단계는 질문과 행동 지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순서대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결정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STEP 1: 결정의 본질을 꿰뚫어라
우리가 어떤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것은, 사실 그 이면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 표면만 보고 성급하게 해결책(결정)을 찾으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문제에 대한 완벽한 답을 구하는 것과 같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문제의 진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실행 방법: 5 Whys 기법
도요타 생산 시스템에서 유래한 이 방법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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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받지 않는 공간과 시간 확보: 조용한 곳에서 30분 정도의 시간을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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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정의: 종이에 현재 당면한 문제를 명확하게 한 문장으로 적는다. (예: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을지 말지 결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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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질문 시작: “나는 왜 이 상황을 힘들어하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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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물기 질문: 그 답에 대해 다시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과정을 최소 3번, 가급적 5번 반복한다.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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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A 프로젝트 제안을 수락할지 말지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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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프로젝트가 실패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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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프로젝트 성공에 필요한 핵심 기술(X)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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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과거에 비슷한 기술을 다루다 실패했던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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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시 충분한 지원과 교육 없이 혼자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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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원인: 실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충분한 지원 시스템의 부재’가 문제의 핵심이다. 따라서 결정의 기준은 “이번 프로젝트는 충분한 지원(인력, 교육, 예산)을 받을 수 있는가?”가 되어야 한다.
STEP 2: 최적의 조언자를 구하라
문제의 본질을 파악했다면, 이제 다른 사람의 지혜를 빌릴 차례다. 하지만 이때 무턱대고 친한 친구나 가족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들은 나를 아끼지만, 해당 문제에 대한 전문성이나 경험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좋은 조언의 핵심은 ‘다수의 의견’이 아니라 ‘유경험자의 통찰’이다.
올바른 조언자 찾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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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비슷한 고민을 먼저 겪어본 사람: 내가 하려는 창업과 비슷한 아이템으로 성공 혹은 실패해 본 사람, 내가 가려는 회사에 먼저 다녔던 사람 등 직접적인 경험을 가진 사람이 최고의 조언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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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은 있지만, 내 결정에 따라 직접적인 이익이나 손해를 보지 않는 사람의 의견이 객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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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사람이 아닌 적합한 사람: 조언을 구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지인에게만 묻지 마라. 때로는 용기를 내어 잘 모르는 전문가에게 연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STEP 3: 나와 관점이 다른 사람을 찾아라
내 생각과 계획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의 말은 달콤하다. 하지만 좋은 결정은 종종 불편한 진실과 날카로운 비판 속에서 탄생한다. 의도적으로 나의 계획에 반대할 만한 사람, 즉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을 찾아 그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이는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리스크와 허점을 발견하게 해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비판적 의견을 수용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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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과 결정을 분리하라: 내 의견에 대한 비판을 나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목표는 내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임을 명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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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으로 반대자 찾기: 내 계획을 들었을 때 가장 비판적일 것 같은 동료나 친구를 신중하게 떠올리고, 용기를 내어 그의 의견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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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대신 호기심으로 대하기: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어떤 점이 가장 우려되시나요?” 와 같이 방어적인 태도 대신, 상대의 논리를 배우려는 호기심 가득한 자세로 대화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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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관점에서 근거 찾기: 대화가 끝난 후, 상대의 비판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내 관점에서 5가지 이상 적어본다. 이 과정은 감정적인 반발을 줄이고 논리적으로 약점을 분석하게 도와준다.
STEP 4: 나의 사고를 검증하라
최고의 조언과 비판을 들었다면, 이제 스스로의 사고를 최종 점검할 차례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래를 낙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비현실적 긍정주의’는 잠재적 리스크를 간과하게 만든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가 바로 ‘실패 예행연습(Pre-mortem)‘이다.
실패 예행연습 5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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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가정: 지금 내리려는 결정이 1년 뒤, 처참하게 실패했다고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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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원인 브레인스토밍: 약 5~10분간, 무엇이 이 결정을 실패로 이끌었는지 가능한 모든 원인을 구체적으로 적어본다. (예: 핵심 인력의 퇴사,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 예상보다 높은 비용 발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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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책 수립: 각각의 실패 원인 옆에, 그 상황을 미리 방지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를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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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평가: 각각의 대비책이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지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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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 계획 보완: 가장 중요하고 현실적인 대비책들을 원래의 실행 계획에 통합하여 계획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막연한 불안감을 구체적인 리스크 관리 계획으로 전환할 수 있다.
STEP 5: 일단 하룻밤 자고 결정하라
모든 분석과 검토를 마쳤다면, 이제 결정을 잠시 잊어야 한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밤새 고민하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우리의 뇌는 잠을 자는 동안 의식의 방해 없이 정보를 정리하고 통합하며, 놀라운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를 ‘잠재의식의 힘’이라 부른다.
잠재의식을 활용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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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적인 결정 유보: “이 결정은 내일 아침에 최종 확정한다”라고 스스로에게 선언하고, 관련된 생각을 의도적으로 멈춘다. 다른 취미 활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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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수면: 최소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수면의 질이 잠재의식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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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의 직관 확인: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직후 어제의 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밤사이 정리된 생각 덕분에 훨씬 명료하고 확신에 찬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급한 사안이 아니라면, 중요한 결정은 반드시 하룻밤의 숙성 시간을 거치는 것이 현명하다.
STEP 6: 나의 결정이 5년 안에 가져올 결과를 예상하라
우리는 종종 눈앞의 이익이나 손실에 매몰되어 장기적인 파급 효과를 놓친다. 단기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시간의 관점을 확장하면, 결정의 무게가 달라진다. ‘10-10-10 법칙’은 이를 위한 훌륭한 사고 도구다.
10-10-10 법칙 적용법:
스스로에게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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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으로 10분 뒤에 어떤 결과가 생길까?” (보통 감정적인 반응과 관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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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으로 10개월 뒤에는 어떤 결과가 생길까?” (단기적 결과가 사라지고 실질적 영향이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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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으로 10년 뒤에는 어떤 결과가 생길까?” (결정의 장기적이고 본질적인 가치가 드러남)
예를 들어, 상사와의 갈등으로 홧김에 사표를 던지는 결정을 생각해 보자. 10분 뒤에는 후련함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10개월 뒤에는 재정적인 어려움과 경력 단절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10년 뒤에는 그 순간의 감정적인 결정이 인생 전체의 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시간의 렌즈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훨씬 더 현명하고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STEP 7: 이제, 결정하라
모든 과정을 거쳤다면, 이제는 결단을 내릴 시간이다. 완벽한 정보를 기다리거나 모든 리스크가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결정 마비(Analysis Paralysis)’ 상태에 빠지는 지름길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좋은 결정은 ‘최고의 선택지’를 찾는 과정이 아니라, 주어진 정보 안에서 ‘충분히 좋은 선택지’를 고르고 그 결정에 책임지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결정을 확정하는 4단계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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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일 설정: 더 이상 정보를 찾거나 고민하지 않을 명확한 데드라인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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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라인 공유: 신뢰하는 3명의 지인에게 “나는 이 문제를 O월 O일까지 결정할 것이다”라고 공표한다. 이는 스스로에게 약속을 지키게 하는 강력한 동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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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체크리스트 검토: 결정을 내리기 직전, 아래 질문들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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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관점(특히 비판적 관점)이 충분히 고려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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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으로 인한 긍정적/부정적 결과를 장기적 관점에서 숙고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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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을 내리기 전 하룻밤의 숙성 시간을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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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하고, 뒤돌아보지 마라: 체크리스트를 통과했다면, 과감히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다. 이후에 더 나은 선택지가 보일지라도 이미 내린 결정을 의심하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최선의 ‘과정’을 거쳤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결론: 최고의 결정은 최고의 과정에서 나온다
결정의 기술은 미래를 예측하는 마법이 아니다. 그것은 불확실성이라는 안개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정교한 나침반과 지도에 가깝다. 우리는 결과까지 통제할 수는 없지만, 최선의 결과를 낳을 확률이 가장 높은 ‘과정’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는 있다.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빠지기 쉬운 인지적 함정을 몰랐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은 그 함정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피해 갈 수 있는 7단계의 강력한 도구를 손에 쥐었다.
오늘부터 당신의 삶에 이 7단계 결정 프로세스를 적용해 보라.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현명한 조언을 구하며, 스스로의 생각을 끊임없이 검증하는 습관을 들여라. 이러한 노력이 쌓일 때, 당신의 선택 하나하나가 모여 후회 없는 단단한 인생을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