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14:26
스틱! ST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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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리에 박히는 메시지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저주’를 깨고 정교하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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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메시지는 단순성,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성, 스토리라는 6가지 원칙(SUCCESs)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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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핸드북은 당신의 아이디어를 평범함에서 벗어나 강력한 무기로 만드는 구체적인 사용법을 제시한다.
스틱 완벽 핸드북 뇌리에 박히는 아이디어의 비밀
왜 우리는 어젯밤 술자리에서 들은 신장 도둑 괴담은 생생하게 기억하면서, 오늘 아침 부장님이 30분 동안 열변을 토한 새로운 비전은 점심 메뉴와 함께 잊어버리는 걸까? 어떤 아이디어는 공기처럼 사라지고, 어떤 아이디어는 접착제처럼 달라붙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
마케터, 기획자, 교육자, 리더 등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고민이다. 스탠퍼드 대학교 조직행동론 교수인 칩 히스와 그의 동생이자 교육 컨설턴트인 댄 히스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수많은 ‘스티커 메시지’들을 해부했다. 그 결과,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메시지에는 공통적인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핸드북은 그들의 역작, ‘스틱!(Made to Stick)‘의 핵심 원리를 파헤치고, 당신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만들 실전 가이드를 제공한다.
1부 모든 실패하는 메시지의 주범, 지식의 저주
우리가 만든 메시지가 실패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지식의 저주’다. 일단 무언가를 알고 나면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지식의 저주’란, 특정 주제에 대해 많이 아는 전문가일수록 그 지식이 없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인지적 편향을 말한다. 내가 아는 것을 상대방도 당연히 알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진행된 한 유명한 실험을 예로 들어보자. 실험 참가자들을 ‘두드리는 사람(Tapper)‘과 ‘듣는 사람(Listener)‘으로 나누었다. 두드리는 사람은 ‘생일 축하합니다’처럼 누구나 아는 유명한 노래 25곡 중 하나를 골라 책상을 두드려 리듬을 전달하고, 듣는 사람은 그 리듬을 듣고 노래 제목을 맞혀야 했다.
두드리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정답을 맞힐 확률을 50%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어땠을까? 총 120번의 시도 중 단 3번, 겨우 2.5%만이 정답을 맞혔다.
두드리는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완벽한 멜로디가 재생되고 있었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그저 의미 없는 똑, 딱, 똑똑 소리의 나열일 뿐이었다. 이 거대한 격차가 바로 ‘지식의 저주’다. 전문가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풍부한 배경지식(멜로디)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청중은 단편적인 정보(리듬)만을 전달받을 뿐이다.
우리의 프레젠테이션, 보고서, 기획안이 외면받는 이유는 내용이 부실해서가 아니다. 청중의 머릿속에 ‘멜로디’를 심어주지 못한 채 우리 혼자 신나게 ‘리듬’만 두드렸기 때문이다. ‘스틱!’의 6가지 원칙은 바로 이 저주를 풀고, 청중의 머릿속에 멜로디를 직접 연주해주는 강력한 주문이다.
2부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6가지 법칙 SUCCESs
성공적인 메시지는 다음 6가지 원칙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포함한다. 각 원칙의 앞 글자를 따서 ‘SUCCESs’라고 부른다. 이는 당신의 메시지를 점검하는 완벽한 체크리스트가 될 것이다.
| 원칙 | 영문 | 핵심 개념 |
|---|---|---|
| 원칙 1: 단순성 | Simplicity | 핵심을 찾아 간결하게 전달하라 |
| 원칙 2: 의외성 | Unexpectedness | 상식을 깨고 허를 찔러라 |
| 원칙 3: 구체성 | Concreteness |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게 하라 |
| 원칙 4: 신뢰성 | Credibility | 사람들이 믿게 만들어라 |
| 원칙 5: 감성 | Emotion | 마음을 움직여라 |
| 원칙 6: 스토리 | Story | 이야기에 담아 전달하라 |
원칙 1. 단순성 (Simplicity): 핵심 중의 핵심을 찾아라
단순성은 내용을 유치하게 만들거나 정보를 축소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불필요한 모든 것을 걷어내고 가장 중요한 ‘핵심(Core)’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다.
“정말로 어려운 부분은,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지는 않은’ 메시지를 제거하는 일이다.”
마치 종군기자가 통신이 끊기기 직전, 단 한 문장의 기사만 송고할 수 있다면 무엇을 보낼지 결정하는 것과 같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가장 중요한 알맹이를 찾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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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사례: 그들의 핵심 메시지는 단 하나, “우리는 ‘THE’ 저가 항공사다”였다. 이 강력한 핵심은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었다. 기내식으로 고급 치킨 샐러드를 제공하자는 제안이 나왔을 때, 경영진은 “그것이 우리를 ‘THE’ 저가 항공사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가?”라고 자문했다. 답은 ‘아니오’였고, 제안은 기각되었다. 핵심은 선택의 나침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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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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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아이디어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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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핵심을 청중이 이미 알고 있는 개념(스키마)에 빗대어 설명하라. (예: “포멜로는 거대한 자몽이다.“) 이를 ‘깃발을 사용하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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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2. 의외성 (Unexpectedness): 상식을 깨고 호기심을 자극하라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들의 예상을 깨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일정한 패턴을 인지하고 예측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패턴이 깨지는 순간 강력한 주의를 기울인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패턴을 파괴하는 것’이다.”
하지만 놀라움은 금방 사라진다. 관심을 지속시키려면 ‘호기심’을 유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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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드스트롬 백화점의 신입사원 교육: 강사는 “여러분이 여기서 할 유일한 일은 모든 상황에서 스스로 최상의 판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상입니다.”라고 말하며 평범한 오리엔테이션을 기대하던 신입사원들의 허를 찔렀다. 이 충격적인 단순함은 ‘고객 서비스에 대한 전적인 권한 위임’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뇌리에 박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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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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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끌기: 청중이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을 파괴하라. 통념의 반대편을 제시하거나, 충격적인 통계로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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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유지하기: ‘지식의 공백(Knowledge Gap)‘을 만들어라. 청중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 답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구조로 메시지를 설계하라. “어떤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바라는 청중의 질문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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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3. 구체성 (Concreteness):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라
우리의 뇌는 추상적인 개념을 기억하는 데 서툴다. 하지만 감각적인 정보, 즉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힐 듯한 구체적인 이미지는 오래 기억한다.
“속담은 대개 추상적인 진리를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한다. ‘손 안에 든 새 한 마리가 덤불 속 두 마리보다 낫다.‘”
‘고객 만족도 향상’이라는 추상적인 목표는 아무도 움직이게 하지 못한다. 하지만 ‘고객이 구매한 셔츠에 주름이 가 있자, 직원이 매장 뒤에서 자기 옷을 다리는 다리미로 셔츠를 다려주었다’는 노드스트롬의 전설적인 이야기는 모든 직원에게 ‘고객 만족’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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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팝콘의 진실: 공익 과학 센터(CSPI)는 영화관 팝콘의 포화지방 함량이 높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37g의 포화지방’이라는 추상적인 수치 대신,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하루 평균치의 팝콘 하나에는 베이컨과 달걀로 된 아침, 빅맥과 감자튀김으로 된 점심, 그리고 스테이크 저녁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동맥경화 유발 지방이 들어있습니다!”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고, 팝콘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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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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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인 단어(시너지, 비전, 혁신 등)를 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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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사물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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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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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4. 신뢰성 (Credibility): 의심의 여지를 없애라
사람들이 당신의 메시지를 믿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권위자의 말을 빌리거나, 복잡한 통계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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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전문가나 유명인의 말을 인용하는 전통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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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권위: 뜻밖의 인물이 증언할 때 신뢰성은 극적으로 상승한다. 금연 캠페인에 의사 대신, 30년간 담배를 피우다 후두암에 걸린 실제 흡연자를 등장시키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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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사항: 생생하고 구체적인 디테일은 메시지 전체의 신뢰성을 높인다. 신장 도둑 괴담이 그토록 진짜처럼 들리는 이유는 ‘얼음으로 가득 찬 욕조’, ‘허리에서 빠져나온 튜브’ 같은 소름 끼치는 디테일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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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인간화: 통계는 그 자체로 힘이 없지만, 다른 무언가와 비교하여 인간적인 맥락을 부여하면 강력해진다. “핵탄두 5천 개”보다는 “냉전 시대 잠수함 한 척에 실린 핵무기만으로도 2차 세계대전 전체 화력을 합친 것보다 큰 파괴력을 낸다”고 말하는 것이 훨씬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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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트라 테스트: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 ‘New York, New York’ 가사처럼, 한 분야에서 최고의 성공 사례 하나를 보여주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신뢰하게 된다. “인도에서 가장 보안이 까다로운 총리 관저의 보안 시스템을 수주했습니다”라고 말하는 보안업체는 다른 어떤 건물도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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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가능한 신뢰: 청중이 직접 메시지를 검증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라. “직접 확인해보세요(See for yourself)” 전략이다.
원칙 5. 감성 (Emotion): 이성이 아닌 가슴에 호소하라
분석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메시지보다,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메시지가 행동을 이끌어낸다. 사람들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사람’에게 감정을 느낀다.
“우리는 같은 사람에게 감정을 느끼지, 추상적인 개념에는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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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구호 캠페인의 진실: 아프리카의 기아 실태를 알리는 보고서에서, “말라위에서는 3백만 명의 아동이 식량 부족에 시달린다”는 통계보다, “로키아는 7살 소녀입니다. 그녀는 매일 굶주리고 있으며, 당신의 작은 도움이 로키아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라는 한 아이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이 기부했다.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일 뿐’이라는 스탈린의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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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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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게 초점 맞추기: 거대한 집단이나 통계 대신, 한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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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익에 호소하기: “이 제품은 ~한 기능이 있습니다”가 아니라, “이 제품을 사용하면 당신은 ~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청중이 얻을 이익을 상상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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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에 호소하기: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라는 메시지보다, 텍사스 운전자들에게 “진정한 텍사스인은 자기 땅을 더럽히지 않는다(Don’t Mess with Texas)“고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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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6. 스토리 (Story): 행동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라
스토리는 단순한 예시가 아니다. 스토리는 그 자체로 메시지이며, 청중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시뮬레이터’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우리는 주인공과 함께 고민하고, 실패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이 과정은 청중에게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영감과 동기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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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웨이의 ‘재러드’ 스토리: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저지방입니다”라는 메시지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 하지만 과체중 대학생이었던 재러드 포글이 매일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고 111kg을 감량했다는 이야기는, 다이어트를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구체적인 행동 계획(서브웨이에 가서 터키 샌드위치를 주문한다)을 동시에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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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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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플롯: 주인공이 엄청난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이야기 (다윗과 골리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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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플롯: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갈등을 극복하는 이야기 (인종차별을 넘어선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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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플롯: 주인공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놀라운 돌파구를 찾는 이야기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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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실전 적용 가이드: 당신의 메시지를 스틱하게 만드는 2단계
이제 이론을 실전에 적용할 시간이다.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과정은 단 두 단계로 요약할 수 있다.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과정은 단 두 가지다. 첫째는 핵심을 찾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그 핵심을 SUCCESs 체크리스트를 이용해 다른 언어로 옮기는 것이다.”
1단계: 핵심 찾기 (Find the Core)
당신의 메시지에서 가장 중요하고, 절대 빠져서는 안 될 단 하나의 아이디어를 결정한다. 만약 청중이 내일 딱 한 가지만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2단계: SUCCESs 체크리스트로 메시지 번역하기
찾아낸 핵심을 SUCCESs의 6가지 원칙을 활용해 ‘번역’하고 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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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만들 수 있는가? (핵심을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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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성을 더할 수 있는가? (사람들의 예상을 어떻게 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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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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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는가? (사람들이 믿을 만한 근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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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가? (사람들이 이 메시지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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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에 담을 수 있는가? (이 메시지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가?)
결론: 당신의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꿀 자격이 있다
어떤 아이디어는 태생적으로 흥미롭고, 어떤 아이디어는 본질적으로 따분하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신장을 훔쳐가는 장기 도둑 이야기가 비영리단체의 재정전략보다 더 흥미롭게 들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틱!’은 모든 아이디어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의 본성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다듬고 전달하느냐에 달려있다.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 SUCCESs라는 강력한 도구를 손에 쥔다면, 당신의 평범한 아이디어도 누군가의 뇌리에 달라붙어 행동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메시지로 재탄생할 것이다. 당신의 아이디어를 잠들게 하지 마라. 이제 그것을 세상에 ‘스틱’시킬 시간이다.